[산행] 호압산 + 삼성산 by 신독

1. 산행기록

ㅇ 일자 : 2011/07/23/토, 11:20-17:30
ㅇ 날씨 : 입산 시 흐림, 비 예보 있었으나 활짝 갬.
ㅇ 총시간 : 6시간
ㅇ 경유지 : 서울대입구 - 제2광장 - 칼바위능선 - 국기봉 - 장군봉능선 - 깃대봉 - 삼막사 - 칠성각 - 무너미고개 - 삼성천계곡 - 수목원우회등산로 - 안양예술공원


2. 개념도

3. 산행메모

날씨가 흐린 게 영 탐탁지 않았으나, 오늘이 아니면 당분간 긴 산행은 못할 듯해 예정대로 짐을 챙겼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지선버스 정류장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더라. 주말 산행은 역시 북적댄다. 몇 정거장 안 되기는 하지만, 고개 하나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버스를 탔다. 다리를 아껴 줘야 할 시점이니까.


11시 20분에 서울대쪽 들머리에 도착.
곧장 제2광장까지 걸어가 잠시 후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붙었다. 오늘은 관악산이 아니라 삼성산을 즐기러 온 것이라 삼성산과 이어진 호압산으로 방향을 잡은 것.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관악산으로 갔기 때문에, 주말임에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이쪽은 역시 이래서 좋다.

계곡을 다 올라 남쪽의 정상을 향해 걷기 시작.
칼바위능선을 통과했다. 북한산이나 도봉산의 그것에 비하면 소박하기 짝이 없지만, 뭐 그렇게 얘기하면 설악산의 용아 앞에선 북한산의 칼바위능선도 고개 푹 숙여야 한다. 규모나 높이로 산을 따지는 건 초보자나 하는 짓, 동행한 여자분한테 도봉산 칼바위에 대해 침을 튀기며 말씀하시는 산꾼 한 분을 지나치며 슬쩍 키득거렸다. 뭐, 나도 소싯적에는 그랬다우.


호압산의 정상인 장군봉을 지나는데 어르신들이 지나치며 그러시는 거라. “장군봉? 도대체 이름 누가 지은 거여? 여기는 장군 같은 바위는 하나도 없는 덴데.”
어디 산 이름뿐이겠습니까. 거리 이름도 입맛대로 지어서 순 지들 멋대로죠. 그래도 시간 좀 지나면 사람들은 그게 원래 이름인 줄 안답니다.

정상의 맛이 전혀 안 나는(그도 그럴 것이 제일 높다는 ‘장군봉’은 ‘봉’이라 이름 붙이기 민망한... 평탄한 능선의 일부일 뿐이다. 호압산에서 고도가 제일 높은 지점이라 누군가가 ‘장군봉’이라 이름 붙인 듯) 장군봉을 지나 호압산과 이어진 삼성산의 능선에 붙어 곧장 깃대봉으로.

깃대봉을 넘으면 시멘트로 다져 놓은 내리막길이 나타나는데, 이곳을 좀 내려가야 삼막사를 볼 수가 있다.
삼막사야 여러 군데 사진 찍을 곳이 많기는 하지만, 휴대폰만 가져간 데다, 배터리까지 달랑거려 다른 것은 다 그냥 지나쳤다.
아마도... 삼막사 주지 분, 사판으로는 꽤 능력 있는 스님인 듯. 칠성각으로 올라가는 그 긴 길을 그라인더로 반듯하게 깎은 화강암 돌계단(손잡이까지 있는, 그것조차 화강암인)으로 끝까지 장식해 놓았더라. 대단해.

칠성각 옆에는 삼성산의 명물인 남근과 여근 바위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전부터 바위에 기원을 할 때, 작은 돌을 붙이듯 얹었다. (북한산 도선사 진입로 중에도 돌을 붙이느라 바위가 움푹 파이도록 간 붙임바위가 있다.) 그 영향인지…… 남근 바위 여기저기에는 동전이 붙어 있다. 여근 바위도 물론. 각도에 따라 실물과 굉장히 비슷하게 보이는데, 사진은 최대한 비슷하게 보이는 각도에서 찍었다. ㅎ




칠성각에서 삼성산 정상을 향해 곧바로 동진.
상월암과 망월암을 스치는 계곡 길을 따라 내려왔다.
이때가 3시 20분쯤이었다. 4시간 정도 산을 탔고, 체력도 괜찮은 듯했지만, 관악산까지 타기에는 시간이 애매했다. 결정적으로, 날이 흐릴 거라는 예보만 믿고 우산까지 가져온 터라, 작렬하는 햇살이 넘 부담스럽더라. 팔봉능선으로 붙어 연주대까지 가면 민소매로 드러난 어깨가 홀랑 타 버릴 게 뻔했다.

그래서 삼성천에 눌러 앉아 탁족을 했다.
탁족이야 뭐, 여름 산행의 별미 중 하나 아니겠는가.
차가운 물에 발 담그고 있으려니 뻐근했던 통증들이 눈 녹듯이 사라져간다. 자연이 베푸는 냉찜질이니, 뭐.


요기도 하며 룰루거리는데 산비둘기 두 마리가 알짱거리더라. 등산객들이 먹을 거 많이 던져 준 모양인지 전혀 겁내지도 않고. 사진이나 찍어둘까 했는데, 웬 삽살개가 뛰어들어 푸드득 도망갔다. 녀석도 낑낑대며 날 보는데, 아쉽게도 먹을 건 전혀 없었다. 조금 가져간 요기 거리는 이미 내 뱃속에 들어간 터라.
짐을 챙기고 일어났을 때는 4시 반쯤.

삼성천에서 남향으로 하산하면 안양시다.
타박타박 내려가다 시멘트길이 나오자, “벌써?” 하는데, 좀 더 가다 보니 철망으로 길은 막아 놓았더라. 거기부터는 ‘서울대학교 수목원이며 실습림’이니 우회로를 이용하라는 안내 표지판이 있었다.
이쪽 하산은 초행이라 별 생각 없이 우회로로 접어들었다.

근데, 개구멍이 있는 것인지 하산객 몇 분이 철망 건너의 시멘트길로 내려가시는 게 보이는 거라. 아아, 그때 알아챘어야 하는 건데!
우회로 개념도를 보니, ‘아주 약간’만 돌아가면 안양예술공원으로 하산할 수가 있었다. 수목 보호를 위해 조금쯤 돌아가는 거야 산사람으로서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겠나. 그래서 그 길로 하산을 시작했다.

흐, 그 개념도는 완전 사기였다. 조금 돌아가기는 개뿔!
이미 5시간여를 산에서 보낸 몸으로 하산하기에 그 길은 너무 빡셌다. 계곡을 따라 곧장 이어지는 내리막길이 수목원 길인데 반해, 이 우회로는 몇 갈래로 갈라진 능선을 굽이굽이 돌며 오르락내리락하는 지옥의 코스였다. ㅎ

물론, 하산이 아닌 입산이었다면 별 고생 않고 평범히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내리막이겠지 하면 또 오르막이 나오고, 곳곳이 나무 계단 투성이였다. 정말이지, 최악의 하산로더라. =.=

1시간여 동안 고생깨나 하며 안양예술공원으로 다 내려오니, 편안히 수목원 길로 내려오는 등산객들이 너무도 부러웠다. 15분이면 내려올 길을 1시간 걸려 우회하는 길이라니. ㅎ
집에 돌아와 확인해 보니, 수목원에서 수목원 길 통제는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하산객들을 위해서 주말에는 통제를 푸는가 보더라. 아아, 이런 귀중한 정보를 모르고 개고생을... OTL

옛 지도에는 ‘안양유원지’로, 지금은 ‘안양예술공원’이 된 삼성천 하류는 피서객들로 만원이었다. 물이 많은 곳이다 보니, 물놀이 중인 아이들로 바글거리더라.
6시간 가까이 맹렬히 걸은 터라, 편의점에 들어가 캔맥주를 골랐다. 미국산 밀러 선택. 아... 그 엄청난 흡수 속도라니. 산행 후의 맥주 맛이란 역시!
예술로를 따라 죽 내려와 사거리에서 우회전. 1호선 관악역을 이용해 서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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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걷기를 고민한 지, 4년째다.
드디어 올 해 여름, 왼발의 내전 문제를 해결했다. 6시간여를 격렬히 산행했는데도(스틱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왼발목이 약간 뻐근한 정도다. ㅎ

몇 주 전 만난 책, “브루만의 워킹 건강법” 덕분이다.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 생각이지만, 이 책은 정말정말 훌륭하다. 내내 고민했던 ‘균형의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해 주었다.
좌골신경통이나 척추 장애 등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이만한 책은 아마 없을 듯하다.

유명한 척추 교정법인 카이로프래틱이나 추나 요법도 가장 추천하는 운동은 결국 '걷기'다. 척추 수술 받으신 후, 우리 엄니는 의사한테 '하루에 2시간은 걸어야 한다'는 운동 처방을 받으셨다.
그러나 '제대로 걷기'에 대한 의료 전문가들의 고민은 아직 부족한 듯하다. 세간에 알려진, 똑바로 서서 팔을 흔들면서(파워 워킹류의) 속보로 걸어라 정도만 가르쳐 주니까.
'걷기의 메카니즘'이나 '근골격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고려한 워킹법은 물리치료사나 의사도 가르쳐 주지 못한달까.

이 책의 저자 쉐리 브루만은 척추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스스로 고안한 걷기 운동 치료법으로 척추 문제를 교정한 '물리치료사'다.
근골격이 야기하는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이 그 아픔을 이해한다. 근데, 고통을 겪어본 전문가가 직접 고민하며 연구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자기 고통을 치료한 후, 치료법으로 정립까지 한 것이다.
아파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책의 신뢰도는 쉐리 브루만의 이 병력만으로도 보장된다는 것을.

안타까운 것은 이 책이 국내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는 것. 웰빙 열풍 격심한 데도, 쉐리 브루만의 워킹법에 대해서는 이 책을 대하기 전까지는 어떤 정보도 접하지 못했으니.
'제대로 걷기'나 '올바른 보행법'을 고민하시는 분들, 척추 관련 병력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분들께 강추한다.
이 책, 정말 최고다.

덧글

  • 2011/07/28 18:00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신독 2011/07/28 20:34 #

    아... 정말 간만이군요. ^^
    혹시 이번 비에 피해 입으셨나요? 폰이 물에 빠졌다니..;

    당장은 모르지만, 금방 알 수는 있을 듯합니다. 자세한 인사는 이멜로 드릴게요. ^ ^
  • 2011/07/28 21:1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신독 2011/07/28 22:01 #

    근데 좌골신경통 있지 않으셨어요? (기억에 자신은 없습니다만...;)

    내일 오목교 쪽에 일이 있어 오후까지 거기 있을 거거든요. 5시에 끝납니다.
    책장 같은 거 옮기실 때, 손 필요하시면 문자 날려 주세요. 짐 잘 나른답니다. ㅎ
  • 2011/07/28 23: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신독 2011/07/29 00:47 #

    아, 직접 하신 건 아니었군요. 다행이네요. 책장 옮기셨다는 말씀에... 어...;; 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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