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 유감 by 신독

한겨레신문에 실린 진중권 씨의 칼럼, ☞ 철인좌파의 딱지치기는 유감스럽다.
실명은 등장하지 않지만, 이 칼럼이 김규항 씨를 겨냥한 글이란 것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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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가 끝나가던 무렵, 하나 둘 등장해 한동안 진보 담론의 유행을 선도했던 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글은 깊이가 있으면서도 시원시원했고, 묵직한 연타까지 동반한 촌철살인의 필살기들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들이 말하기 전까지는 '조중동'이라는 세 음절의 줄임말이 '수구'의 동의어로 쓰이지 않았다.
그들이 등장하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언어유희에 가까웠던 그들의 필살기들은 그들이 조롱하던 '수꼴' 또한 잘만 사용한다. '비하'와 '모욕'을 장착한 '비판의 칼질'은 진영과 좌우에 관계없이 사용하는 '기본공'이 되어 버렸다.

그들 중의 한 명인 김규항 씨의 말대로 "진중권은 자유주의자"라는 말이 그저 팩트일 뿐, 모욕의 의미는 담고 있지 않았던 것일까. 법적인 의미가 아닌 이상, 당사자가 욕스럽게 느끼면 모욕인 것 아닌가.
그들 중의 또 한 사람인 진중권 씨가 그에 발끈하여 "대중 앞에 옷 홀딱 벗고 빨간 자지, 노란 자지 심판하는... 좌파 바바리맨", "고래와 권세와 영광이 아저씨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B급 좌파 10년, 이제 영전하실 때도 됐다"며 원색적으로 김규항 씨를 비난하는 것 또한 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고 김남주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비판과 자기비판에 철두철미"할 것이되, "결코 비판의 무기를 동지 공격의 수단으로 삼지 않았다"고.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갈림길로 갈라져 더는 서로를 동지로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사람의 글을 나침반 삼아 혼란스럽던 세기말을 지나온 사람들에게 현재 두 사람의 모습은 분명히 '욕스럽다'.
조중동에게나 쓰던 비판의 무기를 서로에게 쑤시면 뭘 어쩌자는 말인가.
'비판적 지지'나 '진보정당의 정체성'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주고받는 것이 이제 그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진정으로 유감스럽다.

덧글

  • 도르래 2011/03/01 14:13 #

    링크 안 열립니다.
  • 신독 2011/03/01 14:21 #

    수정했습니다. (왜 주소가 잘렸나 모르겠군요. 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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