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창조를 위한 몇 가지 소스 제공, "이숙정 사건 피해자 부친이 한나라당이래" by 신독

* 이 글이 이오공감에 추천될 줄은 몰랐군요. -_-a 재미 삼아 써서, 재미 삼아 뉴스 밸리에 올린 글이니, 가볍게 소비하고 가볍게 잊으면 되는 그런 글입니다. 그래서 이오공감 삭제했고요. 선의로 추천해 주신 분께는 죄송하네요. 이거 그냥 피식 웃고 말 그런 글이라구요. =.=


누군가 사실 확인을 하긴 할 거라 생각했는데, 시민일보가 했네.
뭐, 그래도 확실히 사실 확인이 되었는지 기사만 갖고는 모르겠으니, 이하는 시민일보의 보도가 사실이라는 '가정'으로 쓴다.

☞ 시민일보 링크 : '이숙정 사건' 피해자 부친은 '與 관계자'
- 기사 링크만 하지 말고 포스팅에 팩트도 써야 한다고 지적한 분이 있기에, 아예 전문을 다 옮긴다.

'이숙정 사건' 피해자 부친은 '與 관계자'
- 공공근로 근무 특혜 의혹 제기

[시민일보] 성남시의회 이숙정 의원(36·여)을 모욕혐의로 고소했다가 취소한 피해 여대생 부친이 이 의원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나라당 관계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성남 분당 경찰서에 따르면 판교 주민센터 공공근로자 이 모(23.여)씨의 아버지가 9일 오후 3시쯤 경찰서를 찾아와 딸을 대신해 이 의원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달 27일 이 이의원이 해당 주민센터에서 난동을 부린 이후 같은 달 31일 모욕 혐의로 이숙정 의원을 고소한 바 있다.

고소를 취하한 이씨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후보등록을 했던 인사다.
그는 당시 사업가로서 바르게살기운동 성남시협회 사무국장 경력으로 시의원 선거에 나선 바 있어, 지역정가에서는 제법 알려진 유력자다.
따라서 동영상 파문과는 별개로 그의 딸이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공근로자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사입력 2011-02-13 | 최종수정 2011-02-13 15:30:18


7일 오후에 덧글로 어떤 분이 알려 주셔서 나도 심증은 있었다.
피해자 이 모 씨의 부친 이윤건 씨와 동일인인지는 나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여러분들도 검색해 보실 수 있다.
구글에서 '이윤건 바르게살기운동 성남시협의회'로 검색하면 맨 위에 PDF 파일이 뜬다.

2006년 성남시의회 선거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후보자들 중 '이윤건 씨'는 분명히 존재한다. (나중에 알았네요. 2006년에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지는 못했더군요. 출마는 무소속으로 한 모양입니다. 3/3 첨부)
출마자 이윤건 씨가 당시 사무국장이었다는 '바르게살기운동 성남시협의회'는 전국에 지부를 둔 한나라당의 대표적 외곽단체다. 지역정가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입문하려는 인사들에게는 필수코스로 분류될 정도인.
동일인일까 동명이인일까 참 궁금했는데.
신문 기사에 나오는 고소인의 나이와 후보자 등록을 한 이윤건 씨의 나이가 달라 아닐지도 모른다 생각했었는데... 기사가 사실이라면, 둘 중 하나의 나이가 잘못 기록되었던가 보다.

사실 '음모론'을 생산할 생각이 아니라면, 피해자의 부친이 한나라당 소속의 시의원 출마 경력자라는 것은 하등의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그걸 뻔히 아니까 시민일보에서도 겨우 "그의 딸이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공근로자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만 했겠지.

'음모론'이란 본래 인과관계의 빈틈을 메우고 싶어하는 심리의 집적이다.
기자는 당연히 '음모론'을 생산하면 안 된다.
하지만, 나야 기자가 아니니까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해도 된다.(물론,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안 걸리도록 아주 많이 조심하면서.)
이하는 '시민일보' 기사가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쓰는 말들이다.
그러나 '음모론'은 아니다.
'음모론'이 성립할 수 있는 인과관계의 빈틈, 몇 가지 소스만을 제공하겠다.

1) 시민일보의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성남시에 기반을 둔 지역언론에서 이 기사가 나오지 않은 건 문제가 정말 많은 것이다.
2006년에 시의원으로 출마한 사람이다. 4년이 지나 5년째가 되어가기는 하지만, 성남시에 기반을 둔 10여 개 지역신문의 정치부 기자들이 죄다 시의원 후보 출마자 이윤건 씨의 얼굴을 몰라봤다는 말일까?
취재하느라 다들 피해자 부친 얼굴 보고 인터뷰까지 땄지 않나.

아무리 현 이재명 성남시장과 트러블이 있었다고 해도(성남 지역 신문에 대한 예산 배정 문제로 '언론 탄압' 등등의 격한 트러블이 있었다. 구글 검색하면 다 나온다),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면, 성남시의 지역언론들은 정말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
이유가 단지 그것뿐만이었다면 말이다. 그외는? (바로 여기서부터 음모론이 시작되는 거다. 상상하시라.)

2)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모두 대국민 성명서에 죄다 '이숙정 사퇴'를 대놓고 요구했다.
그런데 성남시의회 한나라당 시의원들의 대국민성명을 보면 이렇게 나온다.

"이숙정 시의원 스스로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더 이상 있어서도 안되고, 해서도 안되는 행동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특단을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왜 사퇴를 '대놓고' 요구하지 않았을까? 같은 성남시의회 시의원이라 의리를 지키느라고? 윤리특위에서 결정할 일이니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그들이 2006년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시의원 출마를 했던 이윤건 씨가 누구인지 모를 리가 있을까. 지역정계가 얼마나 좁은 바닥인데. 왜 그들은 이 시의원에게 '빠른 시일 내에 특단'을 취하라고만 했을까? 상상하시라.

3) 주민센터에서 사건이 촬영된 건 27일(목) 오후 4시가 넘어서다. 주민센터 측에서는 공공근로 알바생인 이 모 씨가 단독으로 CCTV 자료를 가져갔다고 하는데, 동장의 묵인 없이 CCTV 동영상이 언론으로 넘어간다는 게 말이 될까? 이 모 씨는 그럼 도둑인 것일까?

임명직인 판교 주민센터의 동장 조석묵 씨는 전임 이대엽(한나라당) 성남시장 재임 시 성남시 세정과 세정운영팀장으로 있다 동장으로 승진된, 이른바 친 이대엽(한나라당) 계열의 공무원이다. (요샌 지역신문도 인터넷 검색으로 다 나온다. 이전의 포스팅에서 나는 이대엽 전 시장이 승진 알선비로 공무원들의 청탁금을 챙겼다는 기사를 링크한 적이 있다. 조석묵 동장은 과연 어떨까? 상상하시라.)

☞ 참조] 아마도 밝혀지지 않을 '멸치상자'의 진실에 대하여

설 연휴 전이라 느슨하기까지 한 그 주말, 28일 금요일 단 하루만이 이 모 씨가 CCTV 자료를 빼갈 수 있었던 날이다. (만일 그게 진짜라면)
판교 주민센터의 28일 CCTV 영상을 보면 다 나올 것이다. 이 모 씨가 출근했는지, 부친인 이윤건 씨가 주민센터에 출입했는지, 동장 조석묵 씨가 출근했는지, 이윤건 씨와 조석묵 씨가 굳은 악수를 나누는지 아닌지, 그 모든 가정 중 어떤 게 사실인지 다 나올 것이다.
과연 어떤 사실이 찍혀 있을까? 상상해 보시라.

4) 고소는 31일(월)에 이루어졌고, 이윤건 씨가 성남시의회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날짜는 2월 1일(화) 오전이다. MBC 뉴스 보도는 그날 밤 9시다.
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고소와 보도는 참으로 시기가 절묘했다.

2일부터 연휴와 주말이 겹친 닷새 동안 경찰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동안, 질타와 욕설은 전국을 휩쓸었다.
MBC는 고소가 된 사건을 일방만 취재해 보도하면서, 고소에 대한 판결까지 내린 셈이다. '행패', '난동', '폭행'이라고.
이게 사실이 아닌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소란', '소동', '모욕'이 사실 아니던가? (세 단어 모두 내 창작이 아니라 언론 기사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MBC는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방송했지만, 고소 내용은 '모욕죄'였고, 이후부터 일부 언론들은 '소란', '소동', '모욕'이라고 기사를 썼다. 검색해 보면 다 나온다.)

☞ 참조] 이숙정 시의원 행패 사건에 대한 몇 가지 가벼운 분석

아마도 MBC 취재기자는 최초의 소스 제공을 누가 했는지 밝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르쳐 주련다. 조 기자는 그에게 속았다.
(덧글에서 대화를 나눈 게 다지만, 아직 보도기자인 그가 순수한 사명감에 불타는 젊은 기자라고 나는 믿고 싶다.)

MBC 보도국의 누가 이 뉴스 방영을 지시했는지 우리는 모른다. 그가 훗날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할 지도 우리는 모른다. 그가 왜 취재도 하지 않은 피고소인의 소속정당과 실명을 뉴스에 '대놓고' 보도했는지 우리는 모른다.
시청률을 의식한 편성인지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우리는 절대 모른다.

* 음모론은 모두 결과에서 추론을 시작한다. 현재 성남시 분당을 4.27재보선이 목전이다. 예비후보자등록이 속속이니. 이번 사건으로 2010년 대승리를 거두었던 성남시 야권은 완전히 수세에 몰렸다. 현재 국회의원 3석은 모두 한나라당. 그들의 견제를 위해서도 남은 1석인 이번 재보선의 야권 후보 당선은 너무나 필요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성남시 야권의 모든 구상은 죄다 망했다. 현재의 성남시 구도는 딱 이렇다. 민노당은 그 중에서도 가장 처참하게 망했고. 음모론이란 결과에 의해 가장 이득을 본 측부터 의심하는 법이다. 의심해 보시라.

5) 이윤건 씨가 1일 오전 성남시의회에 올린 글은 이숙정 시의원의 네 가지 행위를 과장, 실제 폭행이 있었던 것처럼 기술한 글이다.
조 기자의 뉴스 멘트에 신경을 쓰지 말고 뉴스에 보도된 동영상만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처음 올린 글에 다 밝혔으니, 생략한다.)
그런데, 이윤건 씨가 올린 그 글의 맨 마지막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 사안을 성남시 시의회 윤리특위에서 진위를 조사하여 제 딸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더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묻는다.
이 글 보는 사람들 중에 시의회 윤리특위에서 시의원을 제명까지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사람은 몇이나 되나?
고소인 이윤건 씨는 잘 알고 있었다. (딸이 고소인이 아니다.)
그가 시민일보의 기사처럼(기사가 맞다면) 한나당 소속 시의원 후보 출마 경험자라서일 수도 있다.
또는, 누군가 이윤건 씨에게 윤리특위의 권한과 징계 정족수에 대해서까지 세세히 알려주었을 수도 있다. (그 누군가가 현직 시의원인지, 전직 시의원인지, 시의회에서 일하는 공무원일지, 그냥 이윤건 씨가 알고 있었는지 우리는 모른다. 음모론이란 원래 이렇게 두루뭉술해야 더 상상하는 맛이 있는 법이다.)

자세히 생각하면, 음모론 생산을 위한 소스가 더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긴 글은 다들 싫어하더라.
그리고 나도 길게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 글 올리면 또 "아직도 실드질이냐!"하실 분들 많겠지만, 실드를 치려면 이 글을 고소가 취하되던 날이나 그 전에 올렸을 것이다.
나는 이숙정 시의원이 시민운동가 마인드를 벗지 못했다고 비판한 바 있지만, 그 말은 취소한다.
그녀가 지역관계와 정계 간의 '관행' 내지 '담합'인 '명절 선물'을 거부하려 했던 동기는 시민운동가 출신다웠다. 훌륭했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여직원과 통화하다 뚜껑이 날아가 그 소란을 피운 건, 시민운동가든 정치인이든 뭐든 간에 누구에게나 다 욕 먹을 짓이었다.
이 시의원은 단지 원래 먹을 욕보다 훨씬 심대한 욕설을 온 국민에게 먹었을 뿐이다.

이 시의원이 정말 시민운동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면, 대국민사과를 하고, 올바른 해명을 하고, 명예를 훼손한 거짓말을 한 이윤건 씨와 MBC를 상대로 고소를 해야 했다. 싸웠어야 했다.
그러나 이 시의원은 숨었다.
그리고 끝내는 고소인과 합의해 고소까지 취하하고, 몸을 숨긴 채 시의원 직을 유지하려는 태도마저 보이고 있다.
이건 자리를 보존하려는 '정치인의 마인드'이지, 시민운동가의 마인드가 아니다.
나는 싸울 의지가 없는 자를 옹호해 줄 만큼 정의로운 사람이 아니다.
때문에, 이 글은 이 시의원 실드글이 아니라 분명히 밝힌다.

단지 나는 사람들이 다들 재미있어 할 만한 '음모론' 소스 몇 개를 재미 삼아 제공할 뿐이다.

* 이 글은 '소스'만을 제공하였지만, 덧글에서 여러 말이 오고갈 경우, 정말로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되는 글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해서, 이 글의 덧글 기능은 막아놓겠습니다. 트랙백/핑백도 모두. 예의 없이 욕설이나 쌍소리 하는 분들 귀찮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 블로그의 덧글란에서 고소를 당하는 분이 발생한다면, 그건 너무 불행한 일이라서요.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냥 재미로 올린 글이니, 재미로들 봐 주세요.

** 제가 처음 올린 글의 덧글란에 호기심에서 이 사건의 추이를 기록하고 있을 때, 비로그인 상태로 '멸치선물'이라는 분이 고소인 이윤건 씨와 한나라당 후보자 이윤건 씨의 동일인 여부를 기록해 놓은 덧글을 강하게 문제삼은 적이 있습니다.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라더군요. 두 이윤건 씨가 동일인인 것만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게 왜 명예훼손이고 허위사실 유포일까요?

아마도 그 '멸치선물'이라는 비로그인 덧글자는 이윤건 씨 본인이거나 이 사건 음모론에 등장할 관련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이글을 퍼가시더라도 꼬투리 안 잡힐 정도로 신중한 음모론을 생산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시민일보의 기사가 진실이라는 '가정' 하에 몇 가지 인과관계의 빈틈만을 지적하고 뒤로 쏙 빠졌기 때문에,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걸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