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밝혀지지 않을 '멸치상자'의 진실에 대하여 by 신독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이숙정 사건'은 뜻밖의 반전을 맞이했다.
'모욕죄'로 이 시의원을 고소했던 이 모 씨의 부친 이윤건 씨가 어제(9일) 고소를 취하했기 때문이다.
☞ 중부일보 기사 링크

대부분의 언론은 '사건이 일단락'이라 표현하고 있고, 내가 생각해도 고소가 취하된 이상 이 사건은 지지부진 진행되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차츰 멀어질 것 같다.
이 시의원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이상(않을 듯하다. 8일 청원휴가 여부를 시의회의장과 상의한 모양이니), 바통은 성남시의회로 넘어간 셈이 된다. (이 시의원이 민노당을 탈당했으니, 민노당이야 시의원직 사퇴 여부에 손을 쓸 방법이 없다.)

2월 14일 열릴 성남시의회 임시본회의에서 윤리특위에 이 시의원을 제소하면(재적 의원의 1/5 찬성 시 제소 가능), 윤리특위가 2개월 이내에 징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제명에 필요한 찬성 인원은 재적 의원의 2/3이다.
현재 성남시의회의 정당 분포는 한나라당 18, 민주당 14, 무 1(이숙정)이다.
시의원 제명을 위해서는 22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성남시 지역 정계의 상황은 생각보다 복잡한가 보더라. 4.27 성남분당을의 재보선이 코앞이니 더욱 복잡해져 있을 것이다. 여론을 계속 의식하며 징계 수위의 결정을 늦추다 2개월을 거의 다 채울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이제 고소마저 취하되었으니.
그 안에 또 다른 시사 이슈가 펑펑 터지며 이 사건을 사람들의 관심에서 차츰 떼어놓게 될 것이다.
물론, 한 번 각인된 감정의 기억은 사라질 리 만무하겠지만.

이 사건에 관련하여, 내게는 풀리지 않은 궁금증이 하나 있다.
하지만 이제 고소가 취하되어 경찰 조사도 중지되었고, 이 사건을 팩트로 조사하는 언론도 더는 없을 듯하니, 내 남은 궁금증은 아마도 영영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글은 그 궁금증에 대한 내 나름의 '추정'이다.

2월 1일 MBC 뉴스 보도 직후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와 나눈 인터뷰 중에서 이숙정 시의원은 애초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게 되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 시의원의 인터뷰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경찰 조사 밝혀질 거라 믿었지만, 고소가 취하되었으니, 진실 여부가 알려질 확률은 희박해 보인다.)

“설이 가까워져 오면서 주민센터에서 뭘 자꾸 갖다 주기에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요원들이 또 집 문을 열고 들어와 뭘 가져오기에 그러지 말라고 전화를 한 것.”

도대체 주민센터에서 뭘 그리 '자꾸' 갖다 주었을까?
'자꾸'란 말이 붙은 것으로 보아 적어도 2회 이상은 '무언가'를, 그것도 우편배달부가 아니라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자'가 가져다 주었다는 말이리라.
나로서는 이 말의 진위가 참으로 궁금했다.
'공익근무자'가 가져다 주었다면, 주민센터의 공적 업무라는 말인데... '설이 가까워져 오면서 가져왔다'고 한다. 시의원이 거절하려 했다면, 명절 선물을 빙자한 청탁이나 뇌물성인 무언가란 건가? 도대체 정체가 뭐냐? -_-a

그러다 2월 6일에 이런 류의 기사가 몇 군데 언론에 실렸다.
☞ 연합뉴스의 기사를 보면 판교 주민센터의 한 관계자가 이렇게 말한다.

“사건 당일 오전 이 의원 집에 공익요원을 보내 2만-3만 원짜리 멸치박스를 전해 줬다. 이 의원이 별다른 말없이 멸치 상자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추석에도 이 의원과 같은 지역구 의원 등 2명에게 2만-3만 원짜리 포도씨유를 선물한 적이 있다.”

이 주민센터 관계자(직원이 아니고 관계자라는데... 갸웃이다. 관계자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걸까? 말투는 딱 직원인데)의 말은 위에 인용한 이숙정 시의원의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한 일종의 반박이다.
겨우 2-3만 원짜리 '멸치박스'를 전해 줬고, 별다른 말없이 받아놓고는 왜 그런 말을 하냐는 뜻.

나로서는 이 반박이 많이 이상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공익요원'이 배달했다면, 그것은 주민센터의 '공적 업무'라는 말이다.
기초자치단체인 주민센터에서 '설 선물'을 지자체의 감시자인 시의원에게 보내는 게 '공적 업무'라는 말일까? 더구나 지난해 추석에도 비슷한 가격의 '포도씨유'를 선물했단다. 이건 1회성 선물이 아니라 명절 때마다 선물을 보냈다는 말 아닌가.

뭐, '명절 선물'이야 우리네 미풍양속이긴 하다.
하지만 '명절 선물'을 주고받는 당사자들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원 간이라면 이건 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방의원은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하라고 주민들이 선거로 뽑은 민의의 대변자들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 선물이 동장이 보내는 사적인 인정 표시라면, '공익근무자'에게 배달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공익근무자가 왜 동장의 사적 심부름까지 해야 한단 말일까. (물론, 엄격히 본다면 동장이 시정 감시자 역인 시의원에게 선물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문제 있다. 성남시는 특별시나 광역시가 아니기 때문에, 시의원의 역할이 서울시의 구의원과 비슷한 면이 있다. 몇 개 동을 대표하여 시정을 감시하기 때문이다. 이숙정 시의원은 판교동을 대표하는 단 2명의 시의원 중 한 명이고, 판교동 자치위원회의 고문이기도 하더라. 판교 주민센터 홈피에는 이름과 사진까지 '우리동 시의원'으로 메뉴에 올라 있다.)
게다가 '명절 선물'이 기초자치단체의 '공적 업무'라, '세금'으로 선물을 사서 '공익근무자'가 배달하는 것이라면, 문제는 가격에 관계 없이 심각한 것이다.

이게 판교 주민센터에 한한 것인지, 지역정가에는 아직도 이런 행위가 '관행'으로 남아 있는지 궁금해지더라.
그러다 아래의 글을 만났다.
프레시안의 ☞ '그래도 이숙정을 옹호하게 싶은 당신에게'라는 글이다.
이 글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진보정당 모 전 시의원은 명절 때마다 그 거부하고 싶은 선물을 돌려보내기 위해 매년 사비를 지출했다고 합니다."

이숙정 시의원이 당선된 지역은 본래 3선 경력의 한나라당 시의원이 있던 곳이라 하니, '진보정당 모 전 시의원'이 있던 곳은 성남시 판교동은 분명 아니다.
게다가 글의 맥락으로 미루어 보아, 이 '명절 선물'은 지역관계와 정계 간의 뿌리 깊은 '관행'일 가능성이 크다 싶더라.
지자체의 장이 민선으로 바뀐 지 벌써 17년 째인데... 아직도 관치 시대의 관행이 곳곳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것일까. 게다가 성남시 같은 도시는 시장만 선출직인 민선이고, 동장과 구청장은 임명직인 공무원들이다.

관선 시장은 대개 1, 2년 후면 보직이 바뀌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선출직인 민선 시장은 적어도 임기 4년이다. 재선이라도 되면 8년으로 늘어난다. 인사권을 쥔 선출직 공직자나 그 감시자들인 선출직 지방의원들은, 임명직 공무원들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부담되고 까다로운 존재들일 것이다. '명절 선물'을 보내는 그 마음이 그래서 이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어제(9일) 나온 한 지방언론의 사설을 보니,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더라.
내가 본 어떤 중앙일간지들(다들 여론만 따라다니거나, 진영 간 대결구도로만 이 사건을 해석하고 있더라)보다 균형이 잡혀 있던 이 사설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 중부일보 : 이숙정 그는 난동꾼인가

"이숙정 사건은 그러나 결코 이제 일과성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지방자치 20년이 넘어선 지금, 지방의원들의 오만과 행패, 그리고 주고받는 뇌물들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선진국으로 진입 중이라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지방에서는, 주고받는 뇌물들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단다.
판교 주민센터나 '진보정당 모 전 시의원'이 있던 지방만이 아닌, 전국의 지방자치제 전반에 걸친 문제일 가능성까지 있겠더라.

명절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감시자들인 지방의원들에게 미풍양속의 일환으로 선물을 보낸다면, 그것은 명백히 잘못된 ‘관치시대의 유물' 혹은 '전근대적인 관행’이다.
그 선물은 도대체 누구의 돈으로 사는 것일까? 지자체장들의 개인자금? 아니면 시민의 혈세?
명절 때마다 전국의 지자체에서 구의원,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들에게 '명절 선물'을 보낸다고 생각해보라. 지위가 높아질수록 선물의 가격 또한 높아질 것이다. 그 돈을 다 모으면 도대체 얼마나 될까? 만일, 그 돈이 다 국민의 세금이라면 혈세의 낭비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

설사 지자체장들의 개인자금이라도 문제는 심각하다.
조직 생활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딱히 뇌물이나 청탁용이 아니더라도 일단 '선물'을 받게 되면, 그 혹은 그 조직과 문제가 생겼을 때 안면을 싹 바꾸는 것이 쉽지가 않다. 반대의 경우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선물을 거절하거나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상대의 적의까지도 살 수 있으니. 선물이 당연한 동료들에게는 '따'당할 수조차 있다. 너만 왜 튀냐고.
이러한 '선물 관행'이 공적인 관계로 침투했을 때는 문제가 매우 심각해진다.
지방의회를 조직해 선거까지 하는 것은 지자체를 제대로 감시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지자체를 감시해야 할 지역 주민의 대표자들이 지자체로부터 철마다 '명절 선물'을 받는다면, 설사 그것이 지자체장들의 개인 자금이라도 어찌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더구나 성남시는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간의 유착관계가 고스란히 시민들의 피해로 돌아갔던 전력이 있다.
2010년의 선거 직전 나온 기사, ☞ ‘견제받지 않는 지방 권력 … 선거서 반드시 책임 물어야’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경기도 성남시 의회도 마찬가지다. 3200여 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 호화 청사의 경우 예산안을 견제할 의회가 들러리 역할만 했다. 성남시 의원 36명 가운데 시장과 같은 당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21명이다. 한상우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장은 ‘의회가 자치단체장을 견제할 수 있는 여건을 유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2010년 3선을 노리던 이대엽(한나라당) 전 성남시장은 성남시 의회뿐 아니라 임명직 공무원들과도 유착관계(정확히는 지배종속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기사를 보면 잘 나온다.
☞ ‘벼슬 장사로 선거 비용 뽑는 지자체장들’

기사에 따르면, 이대엽 전 성남시장과 그 부인은 각종 이권 사업을 통한 변칙 축재뿐 아니라, 공무원 승진 청탁 명목으로 돈까지 받았다고 한다. 2010년 10월, 당시 검찰이 확인한 이대엽 전 성남시장의 휴대전화에는 공무원들의 ‘충성 맹세’라는 문자메시지가 20여 건이나 있었다니 아연할 뿐이랄까.

성남시민들은 이러한 성남시의 비리에 넌더리를 냈던 모양이고, 이는 2010년 선거의 표심에 정확히 반영되었던 듯 보인다.
이것이 이재명 현 성남시장(민주당)이 야권 단일 후보로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 본다. (현재 성남시는 전 시장의 실정 때문에 재정이 파탄 났다며 모라토리엄 선언을 한 상태다. 이는 사실상의 파산 선언이다. 이대엽 전 성남시장은 이에 대해 현 시장의 정치쇼라 이를 반박한 바 있더라.)

이처럼 시의회와 자치단체 간의 유착관계가 문제시되었던 성남시의 판교 주민센터에서 아직도 '명절 선물'을 시의원에게 보낸다는 것이 나는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지역사회 전반의 '관행'이 얼마나 견고한지도 조금은 알고 있다.
지역사회의 ‘관행’이란 본래 뿌리 깊게 내면화된 '당연한 행위'이다. 때문에 아무리 전근대적 관행이라 해도 이를 거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들 사이에 당연한 행위로 '내면화'되어 있다면.
위에 인용한 판교 주민센터의 관계자 인터뷰에서도 이는 잘 드러난다. 그는 잘 받아놓고 무슨 소리냐는 듯 당연한 태도로 말했다.

“사건 당일 오전 이 의원 집에 공익요원을 보내 2만-3만 원짜리 멸치박스를 전해 줬다. 이 의원이 별다른 말없이 멸치 상자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추석에도 이 의원과 같은 지역구 의원 등 2명에게 2만-3만 원짜리 포도씨유를 선물한 적이 있다.”

나는 1995년에 있었던 당시 김두관 남해 군수와 지역언론 간의 대결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첫 지방자치시대에 있었던 지역사회의 '철통 관행'과 근대적 '합리성' 간의 대격돌이었기에 지금도 이 사건은 잘 기억하고 있다.)

첫 민선 군수였던 김두관 씨는 1995년 당시, 군정 홍보를 위해 지역신문 기자에게 촌지를 건네던 '관행'을 없애려고 군청 내의 기자실을 폐쇄한다. 군청의 실국장들마저 기자들이 턱짓으로 불러내곤 했던 그 복마전을 취임 후 전격적으로 폐쇄해 버렸던 것이다.

이는 즉각적인 지역언론들의 보복조치를 가져왔고, 당시 남해를 비롯한 경남 언론 전체가 김두관 군수를 공격했다.
1995년 당시에는 중앙언론들마저 이에 가세하여 기자실 폐쇄를 <언론 탄압>이라 비판하며, 지역언론을 일방적으로 옹호했다. 당시 정론을 표방하고 있던 한겨레신문마저 같은 기사를 냈었으니 더 말해 무엇할 것인가.
당시에는 지역언론들의 철통 담합에 의해, 중앙언론들의 묵인 내지 방조에 의해, 남해 군청 내 기자실 폐쇄의 이유가 '기자에게 건네는 촌지 철폐'를 위해서임은 국민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김두관 현 경남도지사 특유의 뚝심이 없었다면, 그가 만일 민선이 아닌 관선 군수였다면, 그 대결에서 김두관 군수는 결코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끝내 기자실 폐쇄를 유지했고 지역언론들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 "도대체 어떻게 기자실을 없앨 수 있었느냐?"며 감탄했다는 인터뷰를 본 기억이 난다.)

본래, 지역사회에 뿌리박힌 ‘관행’이란 억척스레 질기고도 바닥에 꼭꼭 숨어 있어, 드러나기도 어렵고, 없애기는 더욱 어려운 법이다.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에게는 '당연한 행위'로 내면화되어 있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는 성남일보와 성남시의회 유근주 윤리특위장 간의 2월 9일 자 인터뷰를 보아도 알 수 있다.
☞ 이숙정 의원 사태,"안타깝고 서글프다"
7분 정도의 이 인터뷰 중, '명절 선물 관행'에 대해서만 뽑아보면 이렇다.

기자 : 선물이 그렇게 많이 들어오나요?

위원장 : 선물이라고 하는 것은, 개인별로 그동안의 정으로 조금씩 주고받을지는 모르지만, 동사무소에서 그렇게 많은 선물을 보내왔다는 것은 이해를 못하겠어요.
동사무소에서 그런 선물을 전달할 이유가 없어요.
예를 들어 동장이 돈 1, 2만 원짜리를 했다면 모르겠지만, 그것 빼고는 그리 많을 리가 없을 것 같은데... 무슨 선물을, 그것도 동사무소의 공익을 통해 전달이 되었는지 나는 이해를 못하겠어요.

기자 : 위원장님은 동사무소에서 받은 선물이 있습니까?

위원장 : 동장마다 틀리잖아요. 그 전에 보면 간단하게 해서 주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선물에 대해서는 그렇게 신경 안 써요. 내가 뭐 직접 집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친지들이랄지, 알 만한 사람이, 간단한 선물 주고 받는 것은 통상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까지는 그렇게 뭐 생각을 안 해 봤어요.

기자 : 시나 관계기관에서 동사무소를 통해 선물을 보냈을까요?

위원장 : 그것도, 동사무소를 통해서 시 관계부서에서 선물을 주는 것도, 동사무소를 통한다는 건, 나는 이해를 못한다는 거죠.


이 인터뷰만 봐도 지자체와 지방의회 간에 '명절 선물'이 관행화되어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아마도 성남시 정가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이 시의원이 공익근무자를 통해 받은 선물이 '멸치 박스'말고도 또 있는 듯하다. 유근주 위원장은 '그렇게 많은 선물', '그리 많을 리가 없는데'라고 말하고 있다. 이 시의원의 인터뷰에도 '뭘 자꾸 보내'왔다고 되어 있다.)
유근주 위원장의 인터뷰 중에는,
'예를 들어 동장이 돈 1, 2만 원짜리를 했다면 모르겠지만', '그 전에 보면 간단하게 해서 주는 경우도 있는데...'라는 언급이 있다.
본인도 선물을 받았냐는 기자의 질문은 슬쩍 '모른다' 정도로 넘어가는 모습도 보이고.

마지막 대화도 역으로 해석하면, '동사무소를 통하지 않는다면, 시의 관계부서에서 선물을 보내오는 것은 사실이다'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기자는 '시나 관계기관'이라 물었지만, 유근주 위원장은 무심결에 '시 관계부서'라고 선물이 들어오는 정확한 출처를 대답했다고도 볼 수 있으니.

위에서도 언급했듯, 지역사회에 뿌리박힌 ‘관행’이란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에게는 '당연한 행위'로 내면화되어 있는 것이라 바닥에 꼭꼭 숨어 드러나기가 어렵다.
이번 사건처럼 지방의 작은 사건이 전국민의 시선을 끄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이 사건을 통해 지자체와 지방의회 간의 '선물 관행'에 대해 철저히 파헤져지기를 바랐건만... 이에 관심을 가지는 중앙언론도, 이것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중앙언론도 나는 보지 못했다.

이제 고소가 취하된 '이숙정 사건'은 징계 수위를 놓고 시간이 흐르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힐 가능성이 많아졌다.
이것으로 '명절 선물'의 관행이 지역에서 어느 정도인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알 기회를 잃었달까.
개인적인 내 궁금증 또한 적어도 한동안은 풀리지 않을 것 같다.

'멸치상자'의 진실은 아마도 영영 밝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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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아방가르드 2011/02/10 15:25 #

    아래 게시물에서 왜 고소취하한 이유를 달아났는데;;
    이숙정 모친이 취하해달라고 빈 팩트는 언급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 신독 2011/02/10 15:41 #

    ?
    제가 기자도 아닌데... 기사만 링크시켜 놓으면 되지 싶습니다만.
  • Urthona 2011/02/10 22:15 #

    다른건 다 떠나서 업무인건 맞습니다.

    설이나 추석에 되면 구별로 예산을 주고, 그걸로 적당한 선물을 (5천~2만 사이, 전통주 같은것도 잘 팔림. 보통 시청내 직원 상점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음) 준비하는데 , 이걸 무슨 시의원이라서 주고 하는게 아니라 직원, 동장들, 각각 소규모 단체들, 생활보호대상자중 일부(다 주기는 힘드니 모자가정이등의 우선순위 순으로)등으로 건네주죠. 일선 경험을 생각해볼때 사실 생보자들이나 공익들에게 돌리게 하지(쌀등) 동장협의회 이상 사람들은 주사들이 직접 돌리는 편인데 공익이 와서 빡쳤을지도 모르죠 ㅋ
  • 신독 2011/02/10 22:29 #

    아... 그런 것이로군요. 궁금증을 약간이나마 풀어주셨으니 감사드립니다.
    생보자나 직원들, 관련 소규모 단체들은 모두 업무로 분류해도 문제없겠네요.
    그 업무 중에 시의원도 포함될 수 있다면, 그건 좀 의아스럽습니다만.
    상급 단체들도 그렇게 되어 있나 궁금해지는군요.

    뭐, 주사가 아니라 공익이 와서 그랬는지는 영 모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끄적끄적 2011/02/11 02:38 #

    민노당 최고위원회가 열리기 전,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2월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이숙정의원이 탈당한 사실은 이후에 알았습니다.
    민노당/진보신당 당원이 아니고 이숙정의원이 누군인지는 모르지만,하루빨리 재기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기초의원 생활을 4년 해봤다.
    당선 후 변화 중 하나는 명절 때마다 택배로 들어오는 선물이었다.
    처음에는 선물 받기가 몹씨 불편했다.보내지 말라고 해봤으나 그것도 한 두 번이었다.
    몇 사람에게 자문을 구해봤다.주는 사람 성의도 있고,인지상정이고 그런게 다 세상 사는거라 했다.
    반송할려고도 해봤으나 돈도 들고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타협한 거다.세상과 타협한 나와는 달리,
    어떤 의원은 자비로 반송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견제와 감시를 해야할 대상으로부터 선물을 받는 거,
    그것도 주민들 세금으로 보내는 게 분명한데 이건 옳지 않은 일이었다.

    일은 일이고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의정 생활 끝나고보니,
    선물 때문에,견제와 감시 역할이 무디어진 일이 없었다고 자신할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물'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어느 동료 의원은 공무원에게 전화를 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몇 번 받았다.
    주민들 대표가 전화해도 이렇게 불친절한데,
    주민 개개인이 전화 걸 때나 민원을 제기할 때는 오죽할건가라는 이유였다.

    민노당 이숙정 의원은 이런 불의와 타협을 거부한 거다."

    --------------------------------------------
    (허락없이 페이스북에서 신독님의 블로그를 링크했습니다.감사합니다.)
  • 신독 2011/02/11 09:40 #

    웹에 공개한 글이니, 링크 정도야 누구나 할 수 있는데요, 뭐.
    이 고소 사건이야 시작부터 끝까지 의아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만, 이제 그것들이 모두 밝혀질 가능성은 희박해졌죠.
    기초의원 경험이 있는 분이시라, 선물 관행에 대해서 잘 아시는군요. 제 궁금증이 많이 풀렸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한쪽에서는 지방의원들의 고압과 무능을 질타하고, 한쪽에서는 지자체의 무성의와 복지부동이 비판받고... 이번 기회에 지자체 전반에 대한 사회적 반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뭐, 이제야 죽은 자식 뭐 만지기겠죠. ㅎ

    * 전에 올린 글에 스토킹하듯 협박하는 자가 나타났기에, 귀찮은 맘에 비로긴 댓글이나 이글루스 트랙백 기능을 막아 버렸는데... 이 덧글 남기시느라 가입까지 하신 모양이군요. -_-; 뜻하지 않은 불편을 끼쳤네요.
  • 끄적끄적 2011/02/11 14:57 #

    ^^ 조금의 번거로움으로 愼獨(맞나요?)님의 궁금증을 해결해드려 기쁩니다^^

    고압적이고 무능한 지방의원도 많지만,
    나름의 가치관을 가지고 일하는 지방의원도 있답니다.비록 소수이긴 하지만요...
    한나라당에도 있고 민주당에도 있고 민노당/진보신당에도 있습니다.
    우측으로 갈수록 100%에 가깝습니다.
    우리의 투표 수준에 맞는 의원을 뽑는달까요...

    지자체의 무성의와 복지수준은 단체장의 의지와 지도력에 달려 있습니다.
    단체장이 얼마나 리더쉽을 발휘하는가에 달려있다는게 제 소신입니다^^
    재정집행권과 인사권,이 두개를 다 갖고 있는데 못할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못하면 무능하거나 바보지요...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대부분입니다.물론 정치 공무원도 소수 있지만요.ㅋㅋ^^
    어떤 지자체인지는 그 단체장을 보면,어느정도 짐작이 갑니다.
    결국,우리 투표 수준에 맞는 지자체를,우리가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자치단체의 예산서를 본다면,
    머리뼛이 쭈뼛쭈뼛 설 정도로 이해못할 항목이 많습니다.
    말도 안되는 공사비,업무추진비(대부분 식대와 선물)등.
    이숙정의원도 2009년 결산서 보고,2011년 예산 심의 했으니
    그 정도 프로필이라면 어느 정도 느꼈을지 짐작됩니다.
    바른 말만 하지,타협하기 힘들지...그래서 34명 중에서 고립됐을테고,
    공무원들도 머리 절레절레 흔들었을테고...정말 사면초가였을 겁니다.
    이런 경우,만약 같은 당 소속 의원이라도 몇 있으면,
    술로 풀거나 화투등 잡기로 풀거나 운동등으로 풀었을텐데...
    정치권에 관심있는 지역 인사들은 '빨갱이' 취급하지...
    저희 같은 경우는 민노당도 아니면서 이런 스트레스로 위경련에 시달리는 의원도 있었습니다.ㅠㅠ
    (경험을 일반화 시키는 오류를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일이 터진 거 같아 안탑깝습니다.
    전화 번호를 엉터리로 알려준건 상상할수 없는 일입니다...
    cctv 필름이 언론사에 단체장 허락 없이 유출된 것도 문제가 크고요...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꾸벅



  • 신독 2011/02/11 15:50 #

    예, 그 신독 맞습니다. 예전부터 좋아하던 말이었죠. ^ ^

    어디나 사람들은 다양한걸요. 지방의원이나 지자체라 해서 전부 다 고압적이고, 전부 다 무능할리야 있겠습니까.
    결국 투표한 주민들의 책임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니 그래도 관선 시대보다는 낫다 생각하고요.
    자치단체의 그 '이해 못할 예산 항목'들을 견제하라고 만들어진 게 '지방의회' 제도일 텐데... 지역사회 관행에 막혀 쉽사리 건들 수도 없는 상태라면, 앞날이 컴컴하다 하겠네요.

    이 고소 사건이야 소란 동기부터 고소, 보도, 고소 취하의 과정이 이상한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죠.
    이 사건의 모든 걸 심층취재해서 제대로 보도하는 시사고발프로그램이라도 있었으면 하는데... 시청률이나 여론만 의식하는 방송사들을 보면(뭐, 그 내부에도 또 다른 문제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이러니, 음모론만 판치는 거겠죠. ㅎ

    모쪼록, 건승하시길 빌겠습니다. (_ _)
  • 끄적끄적 2011/02/11 17:52 #

    항상 건강 하세요.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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