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巾)의 종류 by 신독

무협 쓰다 보면, 흔히 부딪치는 문제가 복식인데... 대개는 두루뭉술, 그냥저냥 넘어가게 마련이다.
중국 복식과 우리나라 복식은 연관이 많은 편인데, 내게는 건(천으로 만든 모자쯤으로 생각하면 된다)의 연관이 특이하게 다가오더라.
송나라나 명나라 시절의 건은 오늘날 우리 안방의 사극에서도 쉽게 구경할 수가 있다.
이 중, 귀를 덮는 건을 '책(幘)'이라 특화하기도 했다.

간체를 번체로 옮겨, 우리말로 읽으면 아래와 같다.

치촬緇撮 / 결건結巾 / 뇌건雷巾 / 흑개책黑介幘
윤건綸巾 / 유건儒巾 / 순양건純陽巾 / 평상책平上幘


'치촬'은 속발을 하고 상투에 쓰는 작은 건을 가리킨다.
'결건'과 '뇌건'은 무인들이 많이 사용했다. 잘 된 만화 삼국지를 보면 장비나 관우가 투구 벗었을 때 결건이나 뇌건을 쓰고 있다.
'흑개책'은 문관이 쓰던 것.
'윤건'은 문관들이 주로 썼고, 흔히 책사들이 쓰곤 했다. 중국 드라마에선 제갈공명에게 꼭 이걸 씌우더라. ㅎ
'유건'은 명나라 때 유생들이 일상적으로 쓰고 다녔다.
'순양건'은 이름 그대로 순양자 여동빈에게서 유래한 건이다. 당의 시인 백거이(자, 낙천)가 즐겨 썼다하여 낙천건樂天巾이라고도 한다.
'평상책'은 무관이 쓰던 것.




소포파小包帕 / 주자복건朱子幅巾 / 주건周巾 / 호연건浩然巾
방건方巾 / 동성건東城巾 / 이? 건二伩巾 / 만자건萬字巾 / 망건網巾
장자건莊子巾(南華巾) / 유건儒巾 / 절상건折上巾(익선관翼善冠)


'소포파'는 치촬과 비슷해 보이는데 차이는 나도 모르겠다. ㅎ
'주자복건'은 '복건'이라고도 하며 왕이나 높은 선비[王公雅士]들의 전용이었다. 우리네 '복건'과 동일하다.
'주건'은 용도를 못 찾았다. 요즘 힙합하는 이들이 수건으로 저 모양 많이 만들던데. ㅎ
'호연건'은 당의 시인 맹호연에게서 유래한 건이라 한다. 눈이 올 때 사용했다 한다.

'방건'은 명나라 시절 유행했다는 이른바 '사방평정건四方平定巾'이다.
'동성건'은 송나라 때 유행했다는 선비용 건이다. 그림은 당의 시인 백거이의 초상이더라.
二伩巾은 정확한 이름이 뭔지 모르겠더라. 伩은 간자도 번자도 아니던데, 이 그림을 취합한 이가 오타를 낸 걸까나. -_-a 모양은 우리네 '탕건'과 닮았는데.
'만자건'의 사진이 누구인지 아실 분 많을 것이다. 김용의 원작 《소오강호》에서는 악녀였지만, 이 영화 《동방불패》에서는 귀여운 사매 악영산으로 나온 이가흔이다. 무관들이 주로 쓰던 건이다.
'망건'은 조선 시대 양반들이 상용하던 그것이다. 사진의 주먹만 한 상투는 속발할 때, 배코 치기(상투를 앉히려고 정수리를 깎아낸 자리를 배코라 한다)를 안 해서 그렇다. 중국은 상투에 비녀를 꽂았고, 우리는 동곳을 꽂았다.

'장자건'은 '남화건'이라고도 하며 주로 도사들이 쓰던 건이다.
'유건'은 상동.
'절상건(익선관)'은 조선의 왕들이 썼던 그것. 절상건은 송나라 때, 익선관은 명나라 때의 명칭이다.

그림의 출처는 ☞여기.
한족 문화 보존을 위한 포럼 사이트인데, 간체에 부담이 없는 분이라면 여러 자료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우리의 전통복식 중 머리 모양과 치레거리(건이나 관 등 머리 장식용 의관)가 궁금하신 분은 ☞ 이곳을 방문하시라.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최고의 사이트다.

덧글

  • 2012/02/11 18:44 # 삭제

    仪자는 '거동 의'자 입니다. 즉 이의건(二仪巾)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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