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천마혼 1,2》 류희윤| 파피루스| 2009.09.23
<제로니스(2004)>로 데뷔해 <FEEL 파라얀전기>, <선무>를 쓴 작가 초 류희윤.
그의 성장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글이었다.
데뷔 때부터 그는 '이야기꾼'이었다.
남도 사내 특유의 입담에, 적당히 능글맞고 적당히 의뭉을 떨면서도 부드러운 정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펼쳤는데, 독자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능한 작가다.
<창천마혼>은 주인공 제갈류가 군문에서 자신을 단련하기 위해 떠나는 장까지(1권의 8장)가 여러 번의 '파격'을 담은 채 펼쳐진다.
독자에게 의외성을 선사해 '기대감'을 느끼게 하는 <도발적 장면>이 거의 300쪽에 가깝게 계속해서 펼쳐진달까.
무협과 판타지의 장르적 장면들이 교묘하게 결합되어 낯선 장면을 연달아 만들어 내 무척이나 감탄하며 보았다.
영지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배경은 무협이고, 무협의 장면을 연이어 붙이면서도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어딘가 낯설다.
알맹이는 2세대 판타지(묵향 이후의 연재 기반 판타지)의 전개를 떠올리게 하는데 포장은 무협이니, 독자로서는 계속 '낯선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 든다.
이 1권의 8장까지가 실질적인 '서(序)'라 볼 수 있는데, 여간한 '감'이 아니고서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펼칠 수 없다.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로만 보면 가히 현 장르판의 톱 클래스라 할 수 있겠다.
<선무>를 쓸 때는 무협적 설정을 너무 의식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주 자연스러웠다. 자신의 이야기를 무협의 틀에 담는 데 주저도 보이지 않는다.
글 초반엔 조연의 시점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이야기를 분산시키는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그마저도 곧 자연스럽게 덮히더라.
작가의 이야기 방식에 독자가 적응하는 것이라 하겠는데, 나처럼 입맛 까다로운 독자의 저항력을 포용할 정도면 작가 특유의 '유들유들'이 경지에 도달했다 봐야겠지. ㅎ
1권의 멋진 출발에 이어, 1권 말미부터 2권까지는 무공을 얻고 마도천하의 무림으로 돌아온 제갈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마도 작가는 주인공 제갈류의 상황을 요모조모 짠 초반 설정과, 이후 군문에서 무공을 익혀 믿음직한 수하 몇 명과 무림맹으로 귀환한다 정도까지만 시놉을 짜놓았던 것 같다. 무림맹에 돌아오고나서의 이야기가 왠지 스피드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그래도 2권을 덮고 다음 이야기(담운과 종리예의 썸딩)가 너무나 궁금하니 시장에서의 성공은 보장된 글이라 하겠다.
이미 네 질이나 초장편을 완결한 작가이니, 이야기가 정체될 것은 걱정하지 않는다. 다음 권을 붙이는 '속도'가 관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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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천마혼> 2권은 1권만큼 톡톡 튀는 이야기가 되지는 못했다 해야겠다. (작가도 물론 알고 있겠지만)
그러나 1권에서 유발시킨 기대감만 안고서도 2권은 누구나 보리라 생각한다. 2권 말미의 종리예 납치 때문에라도 3권은 모두 볼 것이고.
하지만, 이야기로써의 '낯선 힘'을 3권에서는 만회해야 할 테니, 머리깨나 아플 것 같더라.
1권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무협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2권은 기존 무협에 좀 더 가까웠다.
3권 이후를 어찌 구상했는지 모르겠지만, 마도천하를 뒤짚으며 천하제일인으로 성장해가는 일종의 성장물이라면, 영지물의 느낌을 좀더 강하게 주었으면 싶더라.
이 글의 장점은 2세대 판타지의 이야기를 무협에 대입하여 생긴 낯선 느낌이기 때문에, '보다 무협스러운 이야기'보다는, '보다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로 이후가 전개될 때, 더 재미가 있으리라 본다.
3권은 아마도 다음 달에나 출판되겠지만(아직 3권의 초반을 작업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을 이들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덧글
아자자 2009/10/19 10:00 # 삭제 답글
시간날때 봐야겠다..ㅋ날씨가 쌀쌀해 지는데 감기 조심해라~ㅋ
신독 2009/10/23 10:42 #
성님도 재미있으실 거예요. 빈틈을 잘 찾았거든요. ^^
아리사 2009/10/22 16:21 # 삭제 답글
이 작가분의 파라얀 전기는 본 것 같은데 선무도 이분 작품이었네요.감기 조심하세요.
신독 2009/10/23 10:43 #
가을될 때, 한 번 거쳐서 지금은 몸이 안정된 것 같슴다. 겨울될 때 또 조심해야져. ㅎ
2009/10/22 20:2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신독 2009/10/23 10:46 #
저야 머 늘 자유로운 영혼입져. ㅎㅎ연락한다한다한 게 벌써 10년이 가까워가죠? ㅋ
소개는 됐구요. (지인 소개면 부담 100%임다, 자력구제할래요) 신작 나오믄 산이나 함 타자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