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Old man's war》존 스칼지| 이수현 역| 샘터사| 2009.01.23(2007) | 456p 신뢰할 만한 분들에게서 몇 번이나 추천을 받고서 기대감이 굉장히 높아진 상태로 책을 잡았다. 살짝 불안하기도 했다. 너무 높아진 기대감은 종종 실망을 경험하게 만들곤 하니까.
그러나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불안함은 저 멀리 사라졌다.
75세 생일에 나는 두 가지 일을 했다. 아내의 무덤에 들렀고, 군에 입대했다.
지극히 평범한 문장으로 놀라운 기대감을 창출했다. 75세 노인이 아내의 무덤에 들렀다는 당연한 일상과 ‘군에 입대’했다는 불가능이 어울렸으니.
조금만 읽고 일해야지 했다가 한번에 다 읽고 말았다. 근래 이 정도 몰입감을 느낀 책은 없었다. 이야기꾼으로서도 손색이 없는, 아니 대단히 뛰어난 작가다.
최신의 물리학 이론인 M이론이나 여기저기 배치된 여러 설정들을 보며 하드 SF(과학적 사실이나 법칙이 이야기의 주요 고리를 이루는 SF소설)를 읽는 기분으로 신 나게 읽다…… 2부의 마지막 쪽을 읽으며 이 책의 정체를 깨달았다.
책 뒤에 소개된 그대로였다.
SF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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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며 다른 이와 어울리다 보면, 기쁨만큼이나 슬픔이나 분노, 애통함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다. 버림받거나, 배신당하거나.
그중에도 가장 애통한 것은 사랑하는 이를 잃는 상실의 경험이 아닌가 생각한다.
버림받거나 배신당하면 분노할 수 있다. 명백한 대상이 존재하는 분노는 때로 계속 살아갈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실의 아픔에는 분노의 대상이 존재할 수 없다. 무無. 나를 남겨둔 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저 없어지는 것이다.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이 글의 주인공 존 페리와 그녀의 담담한 대화를 읽다……, 오랜만에 왼팔이 시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어떻지?”
“그 사람과 함께 자신의 영혼이 죽어. 그리고 몸이 따라오길 기다리며 서성이지.”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것도 그런 건가? 몸이 따라올 때까지 영혼이 기다리는 거야?”
“아니, 이젠 아니야. 영혼은 결국 다시 살아나게 돼. 그저 전과는 다른 삶을 살 뿐이지.”
- 이해의 편의를 위해 조금 고쳤다.
“그 사람과 함께 자신의 영혼이 죽어. 그리고 몸이 따라오길 기다리며 서성이지.”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것도 그런 건가? 몸이 따라올 때까지 영혼이 기다리는 거야?”
“아니, 이젠 아니야. 영혼은 결국 다시 살아나게 돼. 그저 전과는 다른 삶을 살 뿐이지.”
- 이해의 편의를 위해 조금 고쳤다.
존 페리는 모든 상실자가 꿈꾸는 로망을 이루었다.
그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아직 신간이니 읽지 않은 분을 위하여 내용을 밝히는 감상은 안 하련다. 장르소설을 읽는 재미뿐 아니라 위안까지 안겨 주는 소설이란 말밖에. 이 책의 2부와 3부격이라는 후속작들이 빨리 번역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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