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혼블로워》 3, 4/C.S.포레스터, 조학제/2005/연경미디어 by 신독

혼블로워 3 - 포함 핫스퍼
혼블로워 4 - 터키만의 포연

역시 혼블로워는 마약이다. 3, 4권 두 권을 새벽까지 읽고 말았네.

3권 초반이 흥미로웠다. 결혼에 대한 포레스터의 생각일지, 넬슨을 모델로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내인 마리아에게 립서비스를 열심히 하면서도 속으로는 고통스러워하는 혼블로워가 안 됐더라. 뭐, 신사라면 마땅히 감내할 고통이겠지.

트라팔카 해전에서 죽은 넬슨의 장례식이 등장하는 것도 좋았다. 넬슨을 모델로 한 혼블로워가 실존 인물인 넬슨의 장례식 의례를 책임지게 한 것은 약간의 장난기였을까.

아직 대형 함정 프리깃의 함장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혼블로워는 주로 감시와 척후 임무를 맡는다.
이 소설의 주요 플롯은 그래서 성장소설의 성격을 띤다. 이것이 무척 흥미롭다.

4권을 덮고 왜 이렇게 몰입감이 높나 생각해 보았다.
보통 한 권의 장이 10개인데, 포레스터는 한 사건으로 둘 이상의 장을 좀체 쓰지 않는다. 모든 사건을 연달아 배치한 것이다.

게다가 혼블로워와 그의 배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전투 장면이 없더라도 언제나 독자의 시선은 고정된 배역을 쫓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대상을 쫓게 된다. 역동적일 뿐 아니라 다음 장면을 숨죽이고 따라갈 수밖에 없다. 딘 쿤츠가 말한 그대로이다. '움직이게 만들어라!'

성장소설인 데다, 계속 이어지는 전쟁 장면, 역동적인 사건 전개로 인해 한 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달까. 이건 정말 마약이다. 장편 장르 소설은 바로 이렇게 써야 하는데 말이지.

1,2권과 1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3,4권이 나왔는데…… 3,4권의 교정에 신경을 좀 덜 썼더라.
1,2권에서는 배와 항해에 대해 설명한 ‘해설’에서만 발견되던 오타, 비문이 본문에 널리 분포하였다.

사실 출판사 입장에서는 투덜대기도 할 것이다.
잘할 때는 칭찬해 주는 사람이 좀처럼 없고, 조금만 실수해도 꼬집어 비판하는 사람은 숱하게 많으니까.

그러나 어쩌리. 독자의 눈에는 교정이 잘 된 글은 기본을 지킨 것이고, 그렇지 못한 글은 기본이 안 된 것으로 보이는데. 독자란 원래 열정적이고도 냉정한 존재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