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야베 미유키는 [모방범]의 작가다.1960년생인 여성 작가인데, 골수 게임광에 영화 프로듀서 일도 하고 게임 시나리오 작업에도 관여를 한단다.
게임광이기 때문일까. 이제 쉰을 바라보는 나이의 작가가 쓴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감각적이다. 물론, 이 글을 쓴 2001년에야 마흔두 살이었겠지만.
일본에서는 이른바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분류된다는데, 글의 곳곳에 심어 둔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눈을 즐겁게 했다.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 그대로 ‘드림버스터’는 영화 ‘고스트버스터’의 모티브를 차용한 소설이다.
나야 가위에 눌리거나 악몽에 시달리는 일이 거의 없지만, 그런 경험을 한 이들이라면 이 소설은 그야말로 악당을 물리쳐 주는 정의의 사자가 나오는 베리 굿 판타지라 하겠다.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판타지와 SF의 결합이라 할 수 있는데, 꽤 흥미로운 구성을 취했다.
우선, 이 소설은 시리즈물이다.
중심인물들을 포스트에 세우고 설정을 설계한 후, 사건이 연달아 이어지는 스타일의 글이다.
1권에는 세 개의 에피소드, 2권에는 2개의 에피소드를 다루었는데, 어지간한 자신감 없이는 취하기 힘든 구성을 취했다.
거의 1/3을 차지하는 1권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글을 이끄는 화자는 주인공인 드림버스터가 아니다.
악몽을 꾸는 모녀, 그 중에서도 엄마가 글을 이끈다. 첫 번째 에피소드 내내 드림버스터는 화자가 바라보는 대상이 되어 악몽을 해결해 주는 정의의 사자로 등장한다. 수퍼 히어로처럼.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취향상 두 번째 에피소드였는데 사회문제를 장르화시킨 솜씨에 탄복하며 보았다. 이건 참 어려운 작업인데.
주인공이 사는 드림버스터의 세계와 에피소드의 대상이 되는 지구인의 세계는 시간축이 서로 다른 이공간이다. 즉, 두 개의 현실이 존재하는 셈. 리얼리틱한 현실의 일본과 SF적인 이공간의 세계가 공존한다.
그러나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 - 드림버스터의 활동무대 - 는 꿈속이다. 판타지의 장소인 것이다.
이 세 장소를 통해 현실과 SF와 판타지를 기묘하게 접합시켜 놓았다. 놀라운 솜씨다.
시리즈물인데다 2006년 12월에 1,2권이 번역되었기 때문에 3권은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출판되면 꼭 봐야겠다.
아직도 꽤 많이 써야 이야기가 끝날 것이 틀림없는 글인데도, 에피소드 위주로 전개되기 때문에 기다림에 대한 조급함은 별로 없을 듯.
마음에 걸린다면 1권에 비해 2권의 파워가 조금 떨어졌다는 것인데, 3권에서는 1권이 주었던 따뜻함과 뜨거움을 다시 맛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멋진 작가를 알게 되었다.




덧글
달이 2008/05/28 11:41 # 삭제 답글
저 역시 미야베 미유키 님의 책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답니다.그 이후로 팬이 되고야 말았지요~~ ^^
신독 2008/06/05 14:04 #
멋진 첫경험이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