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지면 일어나라 Dead until dark》 샬레인 해리스 Charlaine Harris, 최용준, 열린책들, 2006(01)1951년생인 미국 출생의 이 작가는 코지 미스터리 - 특별히 잔인한 내용이 없으며, 작은 소도시에 사는 평범한 주인공이 우연히 사건에 휘말려 좌충우돌하다 사건을 해결하는 장르 - 전문 작가이다.
이 책은 2001년부터 이 작가가 쓰기 시작한 ‘남부 뱀파이어 미스터리 시리즈’중 첫 권인데, 국내에는 이것만 번역되어 있다. 대표 장르를 꼽기가 대단히 애매한데…… 중심 스토리로 보면 미스터리, 인물 간의 주된 관계로 보면 로맨스, 캐릭터에 부여한 특징으로 보면 판타지로도 분류 가능하겠다. 여러 장르의 특징을 고루 삽입해 맛깔스럽게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영어로 쓰인 글은 우리말로 번역했을 때, 어딘가 모르게 껄끄러운 느낌이 남게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일본 소설의 번역 문장들이 더 감칠맛이 나는 이유는?
그런데 놀라워라. 어순의 상이함을 거치고도 이 글의 문장에는 톡톡 튀고 착착 감기는 맛이 살아있다. 다 읽고 나니, 원서로 보면 도대체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할 정도로. 영어권 소설에서 이런 맛을 느낀 건 처음이다. 아예 원서를 사 버릴까?
이 글에서 주목한 것은 캐릭터 창출이다.
주인공인 수키, 수키의 연인이 되는 뱀파이어 빌, 수키를 짝사랑하는 샘, 수키의 할머니와 오빠, 경찰인 앤디 등 주인공을 중심으로 배치된 모든 인물이 놀랍도록 생생하게 형상화되어있다. 이 정도로 잘 구현된 캐릭터들이라면 과연 시리즈로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겠더라. 감탄스럽다.
각 캐릭터마다 독특한 장르적 특징들을 집어넣었는데, 작가의 유머와 맞물려 캐릭터들이 생생히 살아 숨 쉰다.
뱀파이어물의 팬으로서도 무척 만족스러운 설정이었다.
이전의 뱀파이어들과는 달리 이 책의 뱀파이어는 인간 사회에 동화되어 있다. 숨은 존재가 아니라 인사이더로 진입을 시도 중인 아웃사이더라고 할까? 신비화된 존재인 뱀파이어를 주변화함으로써 기존의 컨셉을 뒤집어 버린 것이다. 뱀파이어물로만 따지면 일종의 패러다임 변화라고까지 할 수 있겠더라.
주인공 수키의 1인칭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수키의 내면이 제일 많이 나오는데, 강한 여성의 독특한 내면을 엿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즐거웠다. 참 오랜만이다. 아, 이런 여자도 있구나 하며 고개 끄덕인 것은.
로맨스 장르의 소설은 남녀 심리를 너무 깊이 파고들어갔을 때, 남자인 나로서는 읽기 버거울 때가 많은데 이 글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글의 전체를 좌우하는 긴장의 흐름이 로맨스가 아니라 미스터리이기 때문인 듯.
로맨스를 이런 식으로도 쓸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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